어서와~ 추석 우리집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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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Kadir Jun Ayhan

Published

Tuesday, September 18, 2018

This column was originally published by the Donga Daily (동아일보) on September 18, 2018.

사람들이 세계와 만나는 방법은 해외여행과 해외출장, 유학, 외국어 학습 등이다. 해외에 나가는 기회를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세계화’가 시작된다. 한국인들은 1989년 해외여행 완전 자유화가 시행되면서 세계와 만나기 시작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2000년대 이후에도 한국을 자주 찾지 않았다. 한국을 목적지로 여행을 떠나거나 한국 대학에 유학을 오는 일도 흔하지 않았다. 한국에 오랫동안 체류해도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는 외국인도 드물었다. 기껏해야 업무 때문에 일시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15년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5배,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10배, 거주 외국인은 3.5배 정도 늘었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는 1997년 2692명에서 지난해 4만497명으로 급증했다. 그동안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에서 ’다문화사회’로 탈바꿈했다. 이제 세계를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한국의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에도 다문화 세계가 커졌다.

같은 나라와 동네에 살며 직장과 학교에서 부대끼는 한국인과 외국인은 서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한국인이 외국인들과 다른 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비정상회담’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더 잘 구사하는 외국인들을 쉽게 보게 된다.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한 ’다문화가족’이나 외국인노동자 관련 내용도 신문과 방송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관련 내용은 대부분 한국인과 외국인이 어떻게 다른지에만 집중하고 있다. 마치 외국인들이 ’타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외국인들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그저 타인에 불과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지인들에게는 때로는 행복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슬플 때도 있으며 나름대로 꿈과 고민을 가진 똑같은 사람이다.

한국인과 외국인은 모두 똑같은 사람이어서 비슷한 관심사와 걱정, 취미를 가지고 있다. 만나서 대화하고 교류하는 기회가 많아야 이런 서로의 속내를 알 수 있다. 그런 기회가 빈번해야 친구가 될 수 있고 필요할 때 서로 도울 수 있다.

한국에는 이미 이런 기회를 만드는 기관과 단체들이 많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교육부와 함께 문화수업을 열고 있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강사로 초빙해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한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세계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넓히고 있다. 청소년센터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됐다. 이를 계기로 외국인도 한국 학생과 선생님을 만나고 한국의 교육, 환경, 가치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사단법인 한강네트워크는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국인이 한국 거주 외국인의 집을 찾고, 외국인이 한국인의 가정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로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같은 사람’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교류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외국인과 더 깊이 교류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학교, 직장 등에서 만나는 외국인을 집에 초대하면 어떨까. 한국에 오래 살아도 추석기간 한국 가정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다. 대부분 책이나 영화에서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한다. 초대받은 외국인은 한국인의 정과 배려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인에게도 외국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